2006년 01월 15일
궁

만화 궁, 떠들썩한 평판만큼 그리 좋지 않았다.
무슨 상을 탔고, 몇 십만 부가 팔려나갔다는데 의무감으로 읽으려 해도 도무지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2권쯤에 포기해버렸다. 10대들의 취향은 알 수가 없어..라고 생각하며.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다음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알려줘서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
만화를 드라마로 만드는건 그럭저럭 호감가는 뉴스에 속한다.
그런데 제작과정이나 내용이 뉴스화되는게 아니라, 오로지 캐스팅을 둘러싼 잡음만 무성했다.
뉴스는 이 논란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바빴고, 덕분에 궁은 상당한 홍보효과를 거두는 희한한 결과를 낳았다.
윤은혜같은 소녀장사가 채경이를 연기하다니 미친거 아니냐,
농사짓다 상경한 사람같은 주지훈이 무슨 황태자냐,
뭐 이런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어찌나 극성인지, 궁을 마치 자기 자식처럼 아끼는 듯 했다.
인터넷을 통해 그렇게 단합이 잘 될 줄이야.
그래서 궁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수가 그렇게 극심하게 싫어하는 캐스팅의 결과가 궁금해져 버린 것이다.
이 놈의 호기심은 사그라지질 않는다.
1회를 보고 어색함에 민망해했고, 조금은 앞으로의 내용을 알고 싶어졌다.
2회를 보고 오랜만에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1회와 2회의 재미가 이렇게 차이나는 드라마도 드물다.
순정만화를 올칼라로, 그것도 적절한 타이밍에 저절로 페이지를 넘겨주는 소프트웨어로 보는 기분이다.
채경의 발랄함과 푼수끼가 윤은혜의 몸에 잘 맞아, 아직은 어색한 연기를 잘 감싸주고,
주지훈도 다소 늙어보여 문제지, 나름 멋진 비주얼이다.
율이의 부드러운 미소도, 효린의 도도함도 맘에 든다.
무엇보다 공들인 화면이 가장 큰 매력이다.
드라마때문에 만화를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번에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려나.
# by | 2006/01/15 03:46 | comic_love | 트랙백 | 덧글(0)





